안양이혼변호사 ‘더위와 사투’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K록에 소리 질러? K폭염 숨이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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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3 댓글 0건 조회 267회 작성일 26-08-09 02:23본문
안양이혼변호사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난 2일, 인천 송도의 최고기온은 36도에 달했다. 구름 한 점 없는 날씨에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펜타포트)이 열리는 인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 안의 체감온도는 이보다 훨씬 높게 느껴졌다.
사람이 몰리는 무대 앞 스탠딩 자리는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혔다. 관객들은 농사용 차양모자부터 손수건, 복면까지 동원해 더위를 견뎠다. 무대 사이 발사되는 물대포와 소방 살수차의 등장에 몇몇 관객이 “와 살겠다!”며 소리쳤다. 그럼에도 관객들이 온열질환으로 들것에 실려 가는 일도 수차례 목격됐다. 무대 위 아티스트들은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객석을 향해 “너무 덥다”며 “물을 챙겨 마시라”고 당부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록 페스티벌 펜타포트는 화려한 라인업만큼 찌는 듯한 더위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7월31일~8월2일 사흘간 열린 ‘제21회 2026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15만명(주최 측 추산)의 관객이 찾았다. 공연을 앞둔 사람들은 ‘쓰러지지 않기 위한’ 준비물들을 온라인상에 공유했다. 관객들은 만반의 준비에도 공연 중간 살수차를 좇고 등목을 하는 등 더위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분주한 건 주최 측도 마찬가지였다. 예년 대비 구급차와 의료시설을 확충하고 냉방시설인 ‘쿨존’ 내 행사도 더했다. 입장객들의 탈수를 막기 위해 생수 9만병을 배포했다. 하지만 사흘간 최소 3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로 이송됐다. 더운 여름의 록 음악 축제는 흔히 낭만이라 여겨지지만, 기후변화로 점점 더 뜨거워지는 기온에 관객도 주최 측도 폭염을 견디는 형국이었다. 공연이 열린 3일간 늦은 오후 시간까지도 기온은 30도를 웃돌았다. 지난 1일 헤드라이너(주요 출연자)인 매시브어택과 2일 픽시즈의 공연이 진행된 밤 9시에도 관객들은 더위에 지쳐 상기된 얼굴로 스탠딩석을 벗어나거나 쿨존에 누워 열기를 식히기도 했다.
펜타포트는 지난해 대비 의료부스를 5개에서 7개로 늘렸고 구급차도 6대에서 7대로 증편했다. 쿨존 규모는 884평(약 2922㎡)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주최 측은 2024년 최대 1500명 수준이었던 쿨존 수용인원을 초대형 구조막을 이용해 3500명까지 늘렸다. 김명훈 인천관광공사 과장은 “지난해 쿨존 확대 후 2024년 대비 온열질환자 수가 74% 감소했다”며 “올해는 실내 콘텐츠인 팟캐스트 프로그램 ‘펜타 온에어’를 신설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폭염을 막기엔 쿨존도 역부족이었다.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오후 2시쯤 쿨존 내부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어림잡아 세어봐도 400여명이 모인 이곳에 에어컨 10여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갔지만 실내온도는 27도를 웃돌았다. 공연장에 그늘이 많지 않아 관객들이 쿨존으로 몰리는 모습이었다. 2022년부터 펜타포트를 찾았다는 구은혜씨(32)는 그늘막 아래 자리를 잡기 위해 오전 11시에 공연장에 도착했다. 구씨는 “공연 관람을 위해 일주일 전부터 생수를 얼려두었다”며 보랭백을 들어 보였다. 이어 “오후 2시부터는 쿨존에 들어가야 생존할 수 있다”고 했다. 관객들은 무대가 끝나자마자 개수대로 달려가 몸에 물을 끼얹었다. 동생과 함께 펜타포트에 처음 왔다는 황수정씨(29)는 세수를 한 뒤 여동생의 등목을 도왔다. 황씨는 “쿨패치에 얼음, 선풍기도 구매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은데 정말 덥다”고 말했다. 2023~2025년은 기상청 관측 이래 연평균 기온이 상위 1~3위를 기록한 해였다. 일부 관객은 페스티벌 날짜나 장소를 옮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제기한다. 비슷한 시기 개최되는 일본의 대형 페스티벌 ‘후지 록 페스티벌’(후지록)과 ‘서머소닉’에 비해서도 펜타포트의 더위 문제가 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월 중순 열리는 후지록은 공연장이 산 중턱에 마련돼 상대적으로 선선한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다. 8월 중순 도쿄와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서머소닉은 실내외 공연장을 동시에 운영해 관객이 더위를 피하도록 한다. 이에 비해 펜타포트는 공원에서 이뤄지는 전면 야외 행사로 그늘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김 과장은 “폭염 등 여러 사유로 장소와 일자 변경을 고민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는 “후지록 외에도 다양한 아시아 페스티벌과 협의해 아티스트 라인업을 짜고 있다”며 “날짜를 옮길 경우 스타 아티스트 출연이 어려워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국내 페스티벌에 초청되는 유럽·북미권 아티스트들은 내한 공연을 할 때 다른 동아시아 페스티벌 여러 곳을 순회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어 “쿨존을 마련하고 생수 반입 개수를 제한하지 않는 등 더위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펜타포트의 더위 문제는 기후변화 속 야외 축제가 공통으로 마주한 과제다. 일부 해외 페스티벌 등에서는 폭염을 기후위기 결과로 보고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기후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지난해 한국을 찾았던 밴드 콜드플레이가 월드투어 당시 LED 팔찌를 재활용하고, 생수 반입을 허용하는 대신 급수대를 설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1일 펜타포트 무대에 선 영국의 트립합 밴드 매시브어택은 2024년 공연 때 푸드코트의 모든 음식을 비건식으로 제공하고 주차장을 없애며 역대 음악 이벤트 사상 가장 낮은 탄소배출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펜타포트의 낭만은 여전히 뜨거웠다. 관객들은 지친 모습을 보이다가도 무대가 시작되면 다시 웃으며 뛰고 몸을 부딪쳤다. 하지만 이번 축제는 기후변화로 폭염이 일상이 된 지금, 야외 음악 축제가 더 이상 음악만 준비해서는 치를 수 없는 행사가 됐음을 보여줬다.
제주 한라산에서 서식하는 박쥐는 한겨울에도 먹이 활동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겨울철에 동면을 이어가는 한반도 육지 박쥐와는 차별화된 생태적 특성을 보인 것이다. 제주 박쥐의 동면 기간, 먹이활동 시기가 기후변화를 조기에 감지하는 주요 생태 지표로 활용될 전망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내 구린굴·평굴, 관음사 계곡 일대에서 박쥐의 겨울철 먹이활동·서식지 특성을 관찰한 ‘한라산 동굴 박쥐 생태조사’ 중간 분석 결과 이 같은 특성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진이 관음사 계곡에서 박쥐가 먹이를 잡을 때 내는 ‘먹이활동 신호(feeding buzz)’를 분석한 결과 겨울인 12월에도 먹이활동이 비교적 빈번하게 나타났다. 1~2월에도 기온이 높은 밤에는 산발적인 포획 활동이 이뤄졌다.
실제 제주 박쥐가 벌레를 잡을 때 내는 특별한 ‘사냥 소리’가 12월에는 14일 밤에 걸쳐 다수 확인됐다. 1월과 2월에는 각각 1일, 2일만 확인됐고 3월에 다시 11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제주 지역의 온화한 해양성 기후 덕분에 박쥐가 겨울철에도 일시적으로 깨어나 먹이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육지 박쥐는 겨울 내내 잠을 잔다.
연구진은 기온과 박쥐 활동 기록을 장기간 추적 관찰할 경우 동면 기간과 먹이활동 시기의 변화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기후변화 생태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한라산 박쥐가 계절에 따라 동굴과 계곡을 입체적으로 활용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동굴은 겨울잠을 자거나 새끼를 낳아 기르는 보금자리로, 인근 계곡과 숲은 주된 먹이터로 활용되고 있었다.
실제로 평굴은 겨울철 관박쥐가 최대 약 1900개체까지 모이는 주요 동면처로 확인됐다. 반면 구린굴은 봄·여름철 관박쥐·긴가락박쥐·큰발윗수염박쥐가 최대 약 1500개체까지 모여 새끼를 낳고 기르는 출산·포육 장소로 이용됐다. 인근 관음사 계곡과 산림은 이들의 핵심 취식지였다.
연구진은 박쥐가 동굴과 계곡·산림을 오가며 하나의 생태적 연결망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동굴뿐 아니라 주변 계곡과 산림까지 통합 관리하는 보전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생태조사는 2023년부터 추진되어 온 한라산 장기 생태 모니터링의 일환이다. 서식지 교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박쥐를 직접 포획하지 않고 생물 음향 모니터링과 현장조사를 병행했다. 세계유산본부는 용역이 끝날 때까지 계절별·종별 음향자료와 동굴의 온도·습도, 외부 기상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방침이다.
연구를 맡은 김선숙 박사((유)공간생태모니터링네트워크)는 “생물음향 모니터링은 박쥐와 서식지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도 계절별 활동을 장기간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한겨울의 간헐적 먹이활동은 제주 박쥐의 생태적 특성과 기후변화에 따른 생활사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말했다.
김형은 세계유산본부장은 “2023년부터 쌓아온 자료를 바탕으로 한라산 박쥐의 계절별 생활과 서식지 이용 특성을 확인했다는 데 이번 중간성과의 의미가 있다”면서 “용역 최종 결과는 박쥐가 민감한 시기의 동굴 관리 방안과 동굴·산림·계곡을 잇는 보전관리 체계 수립, 국내 박쥐 음향분석과 장기 모니터링 기준을 구축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람이 몰리는 무대 앞 스탠딩 자리는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혔다. 관객들은 농사용 차양모자부터 손수건, 복면까지 동원해 더위를 견뎠다. 무대 사이 발사되는 물대포와 소방 살수차의 등장에 몇몇 관객이 “와 살겠다!”며 소리쳤다. 그럼에도 관객들이 온열질환으로 들것에 실려 가는 일도 수차례 목격됐다. 무대 위 아티스트들은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객석을 향해 “너무 덥다”며 “물을 챙겨 마시라”고 당부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록 페스티벌 펜타포트는 화려한 라인업만큼 찌는 듯한 더위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 7월31일~8월2일 사흘간 열린 ‘제21회 2026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는 15만명(주최 측 추산)의 관객이 찾았다. 공연을 앞둔 사람들은 ‘쓰러지지 않기 위한’ 준비물들을 온라인상에 공유했다. 관객들은 만반의 준비에도 공연 중간 살수차를 좇고 등목을 하는 등 더위와 사투를 벌여야 했다.
분주한 건 주최 측도 마찬가지였다. 예년 대비 구급차와 의료시설을 확충하고 냉방시설인 ‘쿨존’ 내 행사도 더했다. 입장객들의 탈수를 막기 위해 생수 9만병을 배포했다. 하지만 사흘간 최소 3명이 온열질환으로 응급실로 이송됐다. 더운 여름의 록 음악 축제는 흔히 낭만이라 여겨지지만, 기후변화로 점점 더 뜨거워지는 기온에 관객도 주최 측도 폭염을 견디는 형국이었다. 공연이 열린 3일간 늦은 오후 시간까지도 기온은 30도를 웃돌았다. 지난 1일 헤드라이너(주요 출연자)인 매시브어택과 2일 픽시즈의 공연이 진행된 밤 9시에도 관객들은 더위에 지쳐 상기된 얼굴로 스탠딩석을 벗어나거나 쿨존에 누워 열기를 식히기도 했다.
펜타포트는 지난해 대비 의료부스를 5개에서 7개로 늘렸고 구급차도 6대에서 7대로 증편했다. 쿨존 규모는 884평(약 2922㎡)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주최 측은 2024년 최대 1500명 수준이었던 쿨존 수용인원을 초대형 구조막을 이용해 3500명까지 늘렸다. 김명훈 인천관광공사 과장은 “지난해 쿨존 확대 후 2024년 대비 온열질환자 수가 74% 감소했다”며 “올해는 실내 콘텐츠인 팟캐스트 프로그램 ‘펜타 온에어’를 신설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폭염을 막기엔 쿨존도 역부족이었다. 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오후 2시쯤 쿨존 내부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어림잡아 세어봐도 400여명이 모인 이곳에 에어컨 10여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갔지만 실내온도는 27도를 웃돌았다. 공연장에 그늘이 많지 않아 관객들이 쿨존으로 몰리는 모습이었다. 2022년부터 펜타포트를 찾았다는 구은혜씨(32)는 그늘막 아래 자리를 잡기 위해 오전 11시에 공연장에 도착했다. 구씨는 “공연 관람을 위해 일주일 전부터 생수를 얼려두었다”며 보랭백을 들어 보였다. 이어 “오후 2시부터는 쿨존에 들어가야 생존할 수 있다”고 했다. 관객들은 무대가 끝나자마자 개수대로 달려가 몸에 물을 끼얹었다. 동생과 함께 펜타포트에 처음 왔다는 황수정씨(29)는 세수를 한 뒤 여동생의 등목을 도왔다. 황씨는 “쿨패치에 얼음, 선풍기도 구매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은데 정말 덥다”고 말했다. 2023~2025년은 기상청 관측 이래 연평균 기온이 상위 1~3위를 기록한 해였다. 일부 관객은 페스티벌 날짜나 장소를 옮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제기한다. 비슷한 시기 개최되는 일본의 대형 페스티벌 ‘후지 록 페스티벌’(후지록)과 ‘서머소닉’에 비해서도 펜타포트의 더위 문제가 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월 중순 열리는 후지록은 공연장이 산 중턱에 마련돼 상대적으로 선선한 환경에서 관람할 수 있다. 8월 중순 도쿄와 오사카에서 개최되는 서머소닉은 실내외 공연장을 동시에 운영해 관객이 더위를 피하도록 한다. 이에 비해 펜타포트는 공원에서 이뤄지는 전면 야외 행사로 그늘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에 김 과장은 “폭염 등 여러 사유로 장소와 일자 변경을 고민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는 “후지록 외에도 다양한 아시아 페스티벌과 협의해 아티스트 라인업을 짜고 있다”며 “날짜를 옮길 경우 스타 아티스트 출연이 어려워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국내 페스티벌에 초청되는 유럽·북미권 아티스트들은 내한 공연을 할 때 다른 동아시아 페스티벌 여러 곳을 순회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어 “쿨존을 마련하고 생수 반입 개수를 제한하지 않는 등 더위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펜타포트의 더위 문제는 기후변화 속 야외 축제가 공통으로 마주한 과제다. 일부 해외 페스티벌 등에서는 폭염을 기후위기 결과로 보고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기후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지난해 한국을 찾았던 밴드 콜드플레이가 월드투어 당시 LED 팔찌를 재활용하고, 생수 반입을 허용하는 대신 급수대를 설치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1일 펜타포트 무대에 선 영국의 트립합 밴드 매시브어택은 2024년 공연 때 푸드코트의 모든 음식을 비건식으로 제공하고 주차장을 없애며 역대 음악 이벤트 사상 가장 낮은 탄소배출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펜타포트의 낭만은 여전히 뜨거웠다. 관객들은 지친 모습을 보이다가도 무대가 시작되면 다시 웃으며 뛰고 몸을 부딪쳤다. 하지만 이번 축제는 기후변화로 폭염이 일상이 된 지금, 야외 음악 축제가 더 이상 음악만 준비해서는 치를 수 없는 행사가 됐음을 보여줬다.
제주 한라산에서 서식하는 박쥐는 한겨울에도 먹이 활동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됐다. 겨울철에 동면을 이어가는 한반도 육지 박쥐와는 차별화된 생태적 특성을 보인 것이다. 제주 박쥐의 동면 기간, 먹이활동 시기가 기후변화를 조기에 감지하는 주요 생태 지표로 활용될 전망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내 구린굴·평굴, 관음사 계곡 일대에서 박쥐의 겨울철 먹이활동·서식지 특성을 관찰한 ‘한라산 동굴 박쥐 생태조사’ 중간 분석 결과 이 같은 특성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진이 관음사 계곡에서 박쥐가 먹이를 잡을 때 내는 ‘먹이활동 신호(feeding buzz)’를 분석한 결과 겨울인 12월에도 먹이활동이 비교적 빈번하게 나타났다. 1~2월에도 기온이 높은 밤에는 산발적인 포획 활동이 이뤄졌다.
실제 제주 박쥐가 벌레를 잡을 때 내는 특별한 ‘사냥 소리’가 12월에는 14일 밤에 걸쳐 다수 확인됐다. 1월과 2월에는 각각 1일, 2일만 확인됐고 3월에 다시 11일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제주 지역의 온화한 해양성 기후 덕분에 박쥐가 겨울철에도 일시적으로 깨어나 먹이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육지 박쥐는 겨울 내내 잠을 잔다.
연구진은 기온과 박쥐 활동 기록을 장기간 추적 관찰할 경우 동면 기간과 먹이활동 시기의 변화를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기후변화 생태지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를 통해 한라산 박쥐가 계절에 따라 동굴과 계곡을 입체적으로 활용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동굴은 겨울잠을 자거나 새끼를 낳아 기르는 보금자리로, 인근 계곡과 숲은 주된 먹이터로 활용되고 있었다.
실제로 평굴은 겨울철 관박쥐가 최대 약 1900개체까지 모이는 주요 동면처로 확인됐다. 반면 구린굴은 봄·여름철 관박쥐·긴가락박쥐·큰발윗수염박쥐가 최대 약 1500개체까지 모여 새끼를 낳고 기르는 출산·포육 장소로 이용됐다. 인근 관음사 계곡과 산림은 이들의 핵심 취식지였다.
연구진은 박쥐가 동굴과 계곡·산림을 오가며 하나의 생태적 연결망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동굴뿐 아니라 주변 계곡과 산림까지 통합 관리하는 보전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생태조사는 2023년부터 추진되어 온 한라산 장기 생태 모니터링의 일환이다. 서식지 교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박쥐를 직접 포획하지 않고 생물 음향 모니터링과 현장조사를 병행했다. 세계유산본부는 용역이 끝날 때까지 계절별·종별 음향자료와 동굴의 온도·습도, 외부 기상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할 방침이다.
연구를 맡은 김선숙 박사((유)공간생태모니터링네트워크)는 “생물음향 모니터링은 박쥐와 서식지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면서도 계절별 활동을 장기간 기록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한겨울의 간헐적 먹이활동은 제주 박쥐의 생태적 특성과 기후변화에 따른 생활사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라고 말했다.
김형은 세계유산본부장은 “2023년부터 쌓아온 자료를 바탕으로 한라산 박쥐의 계절별 생활과 서식지 이용 특성을 확인했다는 데 이번 중간성과의 의미가 있다”면서 “용역 최종 결과는 박쥐가 민감한 시기의 동굴 관리 방안과 동굴·산림·계곡을 잇는 보전관리 체계 수립, 국내 박쥐 음향분석과 장기 모니터링 기준을 구축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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