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합수본·대북정책·주52시간제’ 곳곳서 부처 간 이견 노출…이 대통령, 민감 현안 조율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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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3 댓글 0건 조회 160회 작성일 26-08-09 14:53본문
이재명 대통령이 민감한 국정 현안을 둘러싼 부처 간 공개적인 이견에 직면했다. 검찰개혁 후속 과제부터 대북정책, 주52시간제 예외 적용에 이르기까지 장관들이 공개석상에서 엇갈린 입장을 내놓으면서 이 대통령이 어떤 방향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가장 먼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 운영 문제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찰 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검경 합수본을 계속 운영할 수 있는지를 두고 법무부와 행정안전부가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형소법 개정으로) 검찰 수사의 법적 근거가 일체 없어졌다”며 “합수본 운영 근거가 매우 취약하다”고 보고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도 “검사가 직접 수사에 개입하면 위법 수사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합수본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검경 합수본이라기보다 공소청·중수청·경찰 합수본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며 “검사가 직접 수사 권한이 없을 뿐이지 수사에 관해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개편된 이후에도 새로운 형태의 합동수사 체계는 가능하다는 취지다.
대북정책을 둘러싼 외교부와 통일부의 시각차도 드러났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 및 미·중 4자 대화 구상을 제시하자,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5일 “이상주의에 근거한 희망”이라며 “정 장관이 이상적으로 말씀하신 것이니 디스카운트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 장관은 이튿날 “이상이 있어야 현실을 바꾼다”고 반박했다.
두 부처는 러시아가 다음달 1~4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여는 동방경제포럼 참석 여부를 두고도 온도 차를 보였다. 정 장관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 차원에서 동방경제포럼 참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과 대화 재개 계기를 마련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반면 조 장관은 “사실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은 거기(참여 추진)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러 제재 기조를 유지해온 외교부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포럼 참석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는 메가특구특별법(가칭)의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을 놓고 맞섰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6일 관훈토론회에서 “일하겠다는 젊은 사람들의 의지를 제도가 강제로 막아서는 안 된다”며 “연구개발(R&D) 분야는 물론 스타트업을 비롯한 첨단산업 전반에서 근로시간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특별법에서도 주 52시간제 예외가 빠지면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했지만,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은 현재 52시간제 적용을 받고도 지금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다”며 “주 52시간제 예외 허용이 빠지면 안 되는 것처럼 주장이 너무 과잉돼 건강한 토론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중점 과제인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산업부와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국정 과제를 추진 중인 노동부가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다.
세 사안은 모두 이 대통령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은 민감한 현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대통령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경찰의 사건 암장 우려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입법은 여당에 맡겼다. 외교 정책에서는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정부 내 자주파와 동맹파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왔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지난해 2월 반도체 업종에서 주 52시간제 예외를 검토했다가 노동계의 반발이 커지자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답을 찾아 나가면 된다”며 한발 물러선 바 있다. 장시간 노동 허용은 청와대가 공들이고 있는 청년 민심과도 직결된 사안이다.
부처 간 이견이 드러난 만큼 사안의 향방을 가를 대통령의 최종 판단에 시선이 모인다. 잇따른 정책 잡음을 줄이고 부처 간 입장을 얼마나 매끄럽게 정리하느냐가 이 대통령의 국정 조율 능력을 가름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부처별 목표가 다른 만큼 장관들 간 이견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이견이 장기간 노출되면서 정책 혼선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총리실이나 청와대 정책실장이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고 절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 부처의 이해관계와 정책 목표가 엇갈리는 만큼, 대통령의 결단에 앞서 정부 내부의 조율 기능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교수는 “현재는 모든 부처가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는 구조라 대통령에게 업무 부담이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다”며 “헌법상 내각을 통할하는 국무총리의 조율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을 때 상상은 최악으로 치닫고 뇌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뿜어낸다. 그래서 인간은 어떻게든 현재와 미래를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재단하려 한다.
인공지능(AI)은 그런 인간에게 21세기의 델포이 신전이 되고 있다. 그리스 사람들이 신탁에서 미래의 방향을 찾고자 했듯이, 우리는 AI의 반짝이는 프롬프트에 질문한다. 차이가 있다면 델포이의 무녀가 내리는 모호한 신탁을 해석하고 사유하는 것은 받아든 이의 몫이었다는 점이다. 반면 AI가 내놓는 답은 무자비할 정도로 빠르고 매끈하기 이를 데 없다. 정연한 논리와 완벽한 문장은 비판적 사고를 내려놓으라는 세이렌의 노래처럼도 들린다. 인간이 자신의 무력감을 극복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본능은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이상화’하는 쪽으로 기울기 쉽다.
프랑스의 철학자 베르나르 스티글러는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을 약이자 독인 ‘파르마콘’(Pharmakon)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기억과 사유체계를 외주화해 새로운 진화를 이끌어낼 수도, 아니면 AI 기술에 종속된 채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약이자 독인 ‘파르마콘’AI 맹신이 가져올 ‘정신적 소외’기계 모방하다 잃게 되는 ‘참자기’아마추어 예술은 회복의 해독제
무력해진 인간은 매끄러운 성과를 내기 위해 이상화된 AI의 방식을 모방한다. 효율성과 경쟁력에 도움되지 않는 내면의 혼돈, 불안, 나약함 따위는 숨기거나 제거해야 할 대상이 된다. 찰리 채플린의 <모던타임스>가 컨베이어벨트로 상징되는 대량생산체제에서 부속화된 노동자의 소외를 그렸다면, AI 시대에 인간은 초 단위 플랫폼 알고리즘 속에서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소외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내가 아닌 ‘가짜자기’의 가면을 쓸 때, 내면의 ‘참자기’는 억압된다. 심리학자 도널드 위니콧은 이처럼 사람이 ‘참자기’를 잃어버릴 때 내면이 텅 빈 듯한 공허함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하게도 타인이 가진 불확실성도 견디지 못한다. 요즘의 사회에서 서로에 대한 공감이 약화되고 마모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고립된 현대인은 그 같은 정서적 허기를 매끈한 AI의 ‘가짜온기’를 통해 채우려 하지만 실패한다.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오직 체온을 가진 사람과 연결되는 온전한 경험뿐이기 때문이다. 짧은 눈 맞춤, 소리내어 건네는 인사, 함께 웃을 수 있는 농담, 같이 열광하는 축구경기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너그럽게 응시하고 안아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더 많이 머뭇거리고 망설이고 우물거릴 시간을 허용해야 한다. 애플리케이션 버튼 속 납작한 존재로 상대방을 여기는 것은 속도와 매끈함이라는 기계적 잣대를 살아있는 존재에게 들이대는 폭력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 스티글러는 아마추어로서의 예술이 인간으로서 살아 있다는 감각을 일깨우는 실천이라고 제안했다. 완벽에 가까운 프로페셔널의 예술과 달리 아마추어로서의 예술은 투박하고 오류투성이인 자신의 불완전함을 직시하면서도 오로지 순수한 애정에서 자발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듣기도, 보기도 하찮지만 그 같은 아마추어 예술은 인간이 자신의 ‘참자기’에 가닿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 그렇게 진정한 자신을 만날 때에만 인간은 기계와 알고리즘이 구성한 사회에 갇히지 않고 창의성을 회복할 수 있다.
델포이 신탁이 그 모호성에도 불구하고 권위를 가졌던 것은, 인간이 그것을 맹신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같은 외부의 결정에 사람들이 무기력하게 자신을 내던질 때 개인과 공동체의 파멸이 찾아왔다. AI를 어떤 도구로 쓸 것인지, 이 새로운 기술과 어떤 방식의 공진화를 이룰 것인지 열쇠를 쥔 것은 결국 인간이다. 바둑계는 알파고 이후 침몰할 것 같았지만 AI를 도구 삼아 부단히 전략을 연구한 신진서 9단은 자신을 믿고 새로운 수를 둠으로써 현존 최강 바둑AI라는 카타고를 꺾었다. 오늘 당신은 AI에게 무엇을, 어떻게 물을 것인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보완대책 시행 이후 거래대금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도 잦아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투자자 예탁금 상향 조치가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의 총거래대금은 9393억원으로 전날에 이어 이틀째 1조원을 밑돌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의 총거래대금이 1조원 밑으로 내려간 건 지난 5월27일 상장 이후 두 달 만에 처음이다. 정부의 대책 시행 이후로는 4거래일 만이다.
정부는 지난달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투자자의 기본 예탁금을 기존 대용 증권 포함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대책을 시행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의 총거래대금은 대책 시행 직전인 지난달 30일 12조4485억원이었으나 시행 첫날인 지난달 31일 3조721억원으로 75% 급감했고 이달 3일과 4일에는 1조3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전체 ETF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대책 시행 전에는 30~40%에 달했으나 이달 들어 5%대로 떨어졌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 모두 이날 기준 거래량·자금유입·순자산총액(AUM)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의 회전율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인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중(거래대금/시가총액×100)은 이날 기준 14.76%로 축소됐다. 219.1%에 달했던 지난달 30일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들었다.
대책 시행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로 쏠렸던 자금이 다른 시장·업종 등으로 이동하는 낙수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대책 시행 첫날인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째 11% 상승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대형주에서 코스피 중소형주 및 코스닥으로 수급 이동이 지속되고 있다”며 “주요 원인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강화로 인한 거래대금 축소”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증시 변동성도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의 지난달 일평균 장중 변동폭은 7.1%로 1990년 이후 역대 1위를 기록했는데 이달 들어 4거래일간 일평균 변동폭은 3.61%로 절반으로 축소됐다. 상반기 평균(3.3%)과 비슷해진 셈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의 여진은 있겠지만 7월 폭락장에서 겪었던 비정상적인 변동성 증폭 현상은 정점을 통과한 듯하다”며 “2분기 실적 시즌을 치르면서 인공지능(AI) 투자 및 메모리 수요 불안이 완화되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부작용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9일 청와대에 따르면, 가장 먼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검경 합동수사본부(합수본) 운영 문제다.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으로 검찰 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검경 합수본을 계속 운영할 수 있는지를 두고 법무부와 행정안전부가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5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형소법 개정으로) 검찰 수사의 법적 근거가 일체 없어졌다”며 “합수본 운영 근거가 매우 취약하다”고 보고했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도 “검사가 직접 수사에 개입하면 위법 수사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금과 같은 합수본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검경 합수본이라기보다 공소청·중수청·경찰 합수본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며 “검사가 직접 수사 권한이 없을 뿐이지 수사에 관해 의견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검찰청이 공소청으로 개편된 이후에도 새로운 형태의 합동수사 체계는 가능하다는 취지다.
대북정책을 둘러싼 외교부와 통일부의 시각차도 드러났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 및 미·중 4자 대화 구상을 제시하자,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 5일 “이상주의에 근거한 희망”이라며 “정 장관이 이상적으로 말씀하신 것이니 디스카운트를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정 장관은 이튿날 “이상이 있어야 현실을 바꾼다”고 반박했다.
두 부처는 러시아가 다음달 1~4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여는 동방경제포럼 참석 여부를 두고도 온도 차를 보였다. 정 장관은 지난 4일 기자들과 만나 “정부 차원에서 동방경제포럼 참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이 거론되는 만큼,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과 대화 재개 계기를 마련하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반면 조 장관은 “사실 그것은 외교부의 몫”이라며 “아직은 거기(참여 추진)까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대러 제재 기조를 유지해온 외교부는 러시아가 주도하는 포럼 참석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는 메가특구특별법(가칭)의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을 놓고 맞섰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지난 6일 관훈토론회에서 “일하겠다는 젊은 사람들의 의지를 제도가 강제로 막아서는 안 된다”며 “연구개발(R&D) 분야는 물론 스타트업을 비롯한 첨단산업 전반에서 근로시간 제도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특별법에서도 주 52시간제 예외가 빠지면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했지만,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은 현재 52시간제 적용을 받고도 지금 엄청난 이익을 내고 있다”며 “주 52시간제 예외 허용이 빠지면 안 되는 것처럼 주장이 너무 과잉돼 건강한 토론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중점 과제인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려는 산업부와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국정 과제를 추진 중인 노동부가 정면으로 충돌한 것이다.
세 사안은 모두 이 대통령이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은 민감한 현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대통령은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경찰의 사건 암장 우려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입법은 여당에 맡겼다. 외교 정책에서는 실용주의를 내세우며 정부 내 자주파와 동맹파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왔다. 이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이던 지난해 2월 반도체 업종에서 주 52시간제 예외를 검토했다가 노동계의 반발이 커지자 “사회적 합의를 통해 답을 찾아 나가면 된다”며 한발 물러선 바 있다. 장시간 노동 허용은 청와대가 공들이고 있는 청년 민심과도 직결된 사안이다.
부처 간 이견이 드러난 만큼 사안의 향방을 가를 대통령의 최종 판단에 시선이 모인다. 잇따른 정책 잡음을 줄이고 부처 간 입장을 얼마나 매끄럽게 정리하느냐가 이 대통령의 국정 조율 능력을 가름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부처별 목표가 다른 만큼 장관들 간 이견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이견이 장기간 노출되면서 정책 혼선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총리실이나 청와대 정책실장이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고 절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 부처의 이해관계와 정책 목표가 엇갈리는 만큼, 대통령의 결단에 앞서 정부 내부의 조율 기능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교수는 “현재는 모든 부처가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는 구조라 대통령에게 업무 부담이 과도하게 집중되고 있다”며 “헌법상 내각을 통할하는 국무총리의 조율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아무것도 통제할 수 없을 때 상상은 최악으로 치닫고 뇌는 스트레스 호르몬을 뿜어낸다. 그래서 인간은 어떻게든 현재와 미래를 이해 가능한 방식으로 재단하려 한다.
인공지능(AI)은 그런 인간에게 21세기의 델포이 신전이 되고 있다. 그리스 사람들이 신탁에서 미래의 방향을 찾고자 했듯이, 우리는 AI의 반짝이는 프롬프트에 질문한다. 차이가 있다면 델포이의 무녀가 내리는 모호한 신탁을 해석하고 사유하는 것은 받아든 이의 몫이었다는 점이다. 반면 AI가 내놓는 답은 무자비할 정도로 빠르고 매끈하기 이를 데 없다. 정연한 논리와 완벽한 문장은 비판적 사고를 내려놓으라는 세이렌의 노래처럼도 들린다. 인간이 자신의 무력감을 극복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본능은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이상화’하는 쪽으로 기울기 쉽다.
프랑스의 철학자 베르나르 스티글러는 AI를 비롯한 디지털 기술을 약이자 독인 ‘파르마콘’(Pharmakon)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기억과 사유체계를 외주화해 새로운 진화를 이끌어낼 수도, 아니면 AI 기술에 종속된 채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약이자 독인 ‘파르마콘’AI 맹신이 가져올 ‘정신적 소외’기계 모방하다 잃게 되는 ‘참자기’아마추어 예술은 회복의 해독제
무력해진 인간은 매끄러운 성과를 내기 위해 이상화된 AI의 방식을 모방한다. 효율성과 경쟁력에 도움되지 않는 내면의 혼돈, 불안, 나약함 따위는 숨기거나 제거해야 할 대상이 된다. 찰리 채플린의 <모던타임스>가 컨베이어벨트로 상징되는 대량생산체제에서 부속화된 노동자의 소외를 그렸다면, AI 시대에 인간은 초 단위 플랫폼 알고리즘 속에서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소외되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현실에 대응하기 위해 내가 아닌 ‘가짜자기’의 가면을 쓸 때, 내면의 ‘참자기’는 억압된다. 심리학자 도널드 위니콧은 이처럼 사람이 ‘참자기’를 잃어버릴 때 내면이 텅 빈 듯한 공허함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은, 불행하게도 타인이 가진 불확실성도 견디지 못한다. 요즘의 사회에서 서로에 대한 공감이 약화되고 마모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고립된 현대인은 그 같은 정서적 허기를 매끈한 AI의 ‘가짜온기’를 통해 채우려 하지만 실패한다.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은 오직 체온을 가진 사람과 연결되는 온전한 경험뿐이기 때문이다. 짧은 눈 맞춤, 소리내어 건네는 인사, 함께 웃을 수 있는 농담, 같이 열광하는 축구경기 같은 것들 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의 불완전함을 너그럽게 응시하고 안아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서로에게 더 많이 머뭇거리고 망설이고 우물거릴 시간을 허용해야 한다. 애플리케이션 버튼 속 납작한 존재로 상대방을 여기는 것은 속도와 매끈함이라는 기계적 잣대를 살아있는 존재에게 들이대는 폭력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인간성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길을 택해야 할까. 스티글러는 아마추어로서의 예술이 인간으로서 살아 있다는 감각을 일깨우는 실천이라고 제안했다. 완벽에 가까운 프로페셔널의 예술과 달리 아마추어로서의 예술은 투박하고 오류투성이인 자신의 불완전함을 직시하면서도 오로지 순수한 애정에서 자발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듣기도, 보기도 하찮지만 그 같은 아마추어 예술은 인간이 자신의 ‘참자기’에 가닿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다. 그렇게 진정한 자신을 만날 때에만 인간은 기계와 알고리즘이 구성한 사회에 갇히지 않고 창의성을 회복할 수 있다.
델포이 신탁이 그 모호성에도 불구하고 권위를 가졌던 것은, 인간이 그것을 맹신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같은 외부의 결정에 사람들이 무기력하게 자신을 내던질 때 개인과 공동체의 파멸이 찾아왔다. AI를 어떤 도구로 쓸 것인지, 이 새로운 기술과 어떤 방식의 공진화를 이룰 것인지 열쇠를 쥔 것은 결국 인간이다. 바둑계는 알파고 이후 침몰할 것 같았지만 AI를 도구 삼아 부단히 전략을 연구한 신진서 9단은 자신을 믿고 새로운 수를 둠으로써 현존 최강 바둑AI라는 카타고를 꺾었다. 오늘 당신은 AI에게 무엇을, 어떻게 물을 것인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보완대책 시행 이후 거래대금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도 잦아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투자자 예탁금 상향 조치가 시장 과열을 진정시키는 데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의 총거래대금은 9393억원으로 전날에 이어 이틀째 1조원을 밑돌았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의 총거래대금이 1조원 밑으로 내려간 건 지난 5월27일 상장 이후 두 달 만에 처음이다. 정부의 대책 시행 이후로는 4거래일 만이다.
정부는 지난달 31일부터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투자자의 기본 예탁금을 기존 대용 증권 포함 1000만원에서 현금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대책을 시행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의 총거래대금은 대책 시행 직전인 지난달 30일 12조4485억원이었으나 시행 첫날인 지난달 31일 3조721억원으로 75% 급감했고 이달 3일과 4일에는 1조3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전체 ETF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대책 시행 전에는 30~40%에 달했으나 이달 들어 5%대로 떨어졌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16종 모두 이날 기준 거래량·자금유입·순자산총액(AUM) 상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의 회전율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인 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중(거래대금/시가총액×100)은 이날 기준 14.76%로 축소됐다. 219.1%에 달했던 지난달 30일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들었다.
대책 시행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로 쏠렸던 자금이 다른 시장·업종 등으로 이동하는 낙수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코스닥지수는 대책 시행 첫날인 지난달 31일부터 이날까지 5거래일째 11% 상승했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대형주에서 코스피 중소형주 및 코스닥으로 수급 이동이 지속되고 있다”며 “주요 원인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강화로 인한 거래대금 축소”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증시 변동성도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의 지난달 일평균 장중 변동폭은 7.1%로 1990년 이후 역대 1위를 기록했는데 이달 들어 4거래일간 일평균 변동폭은 3.61%로 절반으로 축소됐다. 상반기 평균(3.3%)과 비슷해진 셈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의 여진은 있겠지만 7월 폭락장에서 겪었던 비정상적인 변동성 증폭 현상은 정점을 통과한 듯하다”며 “2분기 실적 시즌을 치르면서 인공지능(AI) 투자 및 메모리 수요 불안이 완화되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부작용도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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