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트럭매매 [에디터의 창]노동부와 기후부는 레드팀을 자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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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3 댓글 0건 조회 86회 작성일 26-08-17 07:41본문
중고트럭매매 정부가 반도체·데이터센터·피지컬 AI(인공지능)를 축으로 한 이른바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발표한 지 한 달이 넘었다.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쏟아지는 가운데 정부는 이를 뒷받침할 ‘메가특구특별법’ 제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장 대통령이 정치권력으로 ‘기업의 팔을 비튼다’는 비판이 나왔다. 모양새를 보면 일견 타당한 지적 같지만 나는 그래도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큰 틀에서 지지하기로 했다. 국가 경쟁력 지속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방향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많은 이해관계가 부딪치는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려면 정권의 권력 행사는 불가피한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걱정은 남아 있다. 방향이 아니라 ‘속도’ 때문이다. 5년마다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한계가 있어 그렇겠지만 정부와 여당은 유독 이 사안에서 속도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메가프로젝트 민관 합동 제2차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아예 “속도전을 넘어서 전격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속도전 내지는 전격전 속에서 노동과 환경이라는 가치는 속절없이 뒷전으로 밀리는 중이다.
메가프로젝트 ‘방향’은 맞지만노동·환경 가치 뒷전으로 밀린정부의 ‘속도전’은 우려스러워규제 완화가 ‘선례’ 되면 안 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노동 분야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6월 국회에 보고한 특별법 잠정안에는 파견 대상 업무 확대, 기간제 사용 기간을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늘리는 방안, 소득 상위 3%에 해당하는 관리자·연구개발자에게 주 52시간 상한과 각종 수당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을 1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 등이 담겼다. 산술적으로 16주 연속 주 80시간 노동도 가능해지는 설계다. 이는 노동부 스스로 정한 과로사 인정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러나 이를 추진할 근거는 빈약해 보인다. 정작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은 그간 특별연장근로 제도를 거의 활용하지 않았다. 기존 제도 안에서도 기업은 충분히 성과를 내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노사 협상력이 약한 중소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는 장시간 노동이 고스란히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기간제 사용 기간 연장 역시 마찬가지다.
환경 쪽 우려도 가볍지 않다. 이 대통령은 앞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점검회의에서 “같은 지역인데 환경영향평가를 또 할 필요가 있느냐”며 절차 단축을 직접 주문했다. 지난 10일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각종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등을 단축하겠다”고 다시 밝혔다.
계절별 변화를 반영해야 하는 환경영향평가의 취지를 생각하면, 이는 평가 자체를 요식행위로 만들 위험이 있다.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특례법이 메가특구에 그대로 적용되면 여러 후보지를 비교 검토하는 본래의 평가 과정 없이 이미 정해진 부지와 사업 규모에 맞춰 형식적인 절차만 남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걱정스러운 지점은 이런 것들이 쌓여 ‘선례’가 되는 것이다. 지난달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메가특구에서 노동시간 규제를 풀어주면 판교나 용인의 다른 기업들도 형평성을 내세워 같은 특례를 요구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실제로 이미 통과된 반도체특별법도 메가특구 수준에 맞춰 다시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경영계 일각에서 나온다.
균형발전과 첨단산업 육성은 한국이 지속하는 데 필요한 핵심과제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가 스스로 표방해온 노동존중과 환경적 지속 가능성이라는 원칙을 저버린다면 그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노동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메가프로젝트 앞에서만은 당분간 ‘모든 정부는 원팀’이라는 생각을 버리기 바란다. 노동부와 기후부는 장기적인 성공을 염두에 두고 ‘레드팀’을 자임하고 노동과 환경이란 가치를 지켜내야 한다. 그래야 최근 어떤 기관장처럼 뒤늦게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슈트 팬츠 자른 형상…반듯한 허리선에 핀턱·주름 특징바짓단은 다리 비교적 가는 부분 지나게 하는 게 중요상의는 티셔츠로 충분…색 통일하면 정돈된 느낌
말복 무렵이면 계절로는 여름의 끝자락에 다다른 셈이지만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는 더위는 멋을 부리는 일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기도 한다. 무엇을 입어도 덥고, 옷을 여러 겹 갖춰 입는 일은 더욱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입고 나갈 수도 없다. 출근해야 하고, 사람을 만나야 하며, 때로는 제법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도 가야 한다. 옷차림은 가볍게 덜어내되 스타일은 남겨야 하는 계절이다.
여름이 되면 가장 먼저 짧아지는 것은 바지의 길이다.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짧은 길이부터 무릎 위에서 끝나는 길이, 무릎을 덮거나 종아리 중간까지 내려오는 길이까지, 지금은 어느 한 가지 길이만 유행한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선택지가 다양하다. 같은 쇼츠(반바지)라도 길이와 품, 소재에 따라 휴양지 차림이 되기도 하고 출근할 때 입을 수 있는 단정한 옷이 되기도 한다.
그중 평소 정갈하고 성숙한 옷차림을 좋아한다면 테일러드 쇼츠가 적당하다. 테일러드 쇼츠는 말 그대로 슈트 팬츠의 길이를 무릎 부근에서 잘라낸 것 같은 바지다. 허리선이 반듯하고 지퍼와 후크 여밈을 사용하며, 앞면에는 핀턱이나 주름이 들어간다. 뒤쪽에는 입술주머니가 달리기도 한다. 이런 디테일 덕분에 다리가 드러나는데도 가벼운 휴양지 옷처럼 보이지 않는다.
테일러드 쇼츠는 스커트의 대안이자 한여름 슈트 팬츠의 답답함을 덜어주는 옷이기도 하다. 스커트보다 움직임이 편하고 긴 말팬츠보다 시원하면서도, 셔츠와 재킷, 로퍼 같은 기존의 출근 복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옷장을 새로 구성할 필요 없이 평소 슈트 팬츠 자리에 쇼츠만 바꾸어 넣어도 계절에 맞는 옷차림이 완성된다. 티셔츠를 입으면 간결한 출근복이 되고, 넉넉한 셔츠나 재킷을 더하면 조금 더 갖춰 입은 모습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품이다. 테일러드 쇼츠라고 해서 몸에 꼭 맞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엉덩이와 허벅지에 약간의 여유가 있고, 바짓단까지 직선에 가깝게 떨어지는 핏이 세련돼 보인다. 앞주름이 잡힌 디자인은 앉거나 걸을 때 필요한 여유를 만들어주고 바지 앞면이 몸에 달라붙는 것도 막아준다. 길이는 무릎뼈 위에서 끝나는 것부터 무릎을 완전히 덮는 것까지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유행하는 길이를 그대로 고르는 것이 아니라, 바짓단이 다리의 비교적 가는 지점에 놓이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쇼츠가 어중간해 보이는 이유는 길이 자체보다 바짓단이 다리의 가장 굵은 부분을 가로지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거울 앞에 섰을 때 바짓단의 위치를 몇㎝만 조절해도 전체적인 비례가 달라진다.
상의는 복잡할 필요가 없다. 목둘레가 쉽게 늘어나지 않는 질 좋은 티셔츠를 넣어 입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티셔츠와 쇼츠의 색을 같거나 비슷하게 맞추면 한 벌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져 몸의 선도 길어 보인다. 검정 테일러드 쇼츠에 검정 티셔츠를 입고 벨트와 가방, 신발까지 검정으로 통일하면 가짓수는 적어도 전체적 인상은 또렷해진다. 느슨한 실루엣을 올블랙이나 네이비, 짙은 갈색처럼 제한된 색 안에서 정리하면 편안한 옷도 흐트러져 보이지 않는다.
쇼츠의 분위기를 결정할 때 디자인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소재다. 리넨은 여름 대표 소재다. 공기가 잘 통하고 수분을 흡수한 뒤 비교적 빨리 마르며, 피부에 달라붙지 않아 더운 날 입기 좋다. 손끝에 느껴지는 보송하고 서늘한 감촉도 장점이다. 다만 리넨은 쉽게 구겨진다. 그 구김을 리넨 특유의 자연스러운 멋으로 받아들인다면 괜찮지만 온종일 반듯한 인상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구김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면 아주 얇고 흐물거리는 리넨보다 어느 정도 두께와 밀도가 있는 원단을 고르는 편이 낫다. 면이나 울을 섞은 혼방 소재도 형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면은 리넨보다 대중적이고 관리하기 편하다. 특히 가볍고 촘촘한 면 포플린은 표면이 매끈하고 형태가 단정하게 잡혀 셔츠나 재킷과 잘 어울린다. 리넨처럼 거친 질감과 잦은 구김이 부담스럽고, 울 소재를 선택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면 면 쇼츠가 가장 무난한 선택이다. 다만 지나치게 두껍고 단단한 면은 한여름에 답답할 수 있으므로 손에 들었을 때 가볍고 유연한 것을 고르는 편이 좋다.
조금 더 포멀한 테일러드 쇼츠에는 여름용 울이 잘 어울린다. 울이라고 하면 두껍고 따뜻한 겨울옷을 먼저 떠올리기 쉽겠지만 옷감의 계절감은 섬유 자체보다 실의 굵기와 직조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그중 트로피컬 울은 더운 날씨를 위한 대표적인 슈트 소재다. 일반적으로 가늘고 긴 섬유를 빗어 만든 소모사를 사용하며 실을 단단히 꼬아 표면을 매끈하고 탄탄하게 만든다. 피부에 달라붙지 않고 몸에서 약간 떨어지며, 표면이 보송하고 리넨처럼 크게 구겨지지 않는다. 트로피컬 울 쇼츠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옷의 형태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에게 적당하다. 오래 앉아 있어도 면이나 리넨보다 무릎이 덜 나오고, 일어나서 손으로 가볍게 정리하면 주름도 비교적 쉽게 펴진다.
울과 리넨을 섞은 소재는 두 섬유의 중간 지점에 있다. 리넨의 서늘하고 자연스러운 표면은 살리면서 울의 탄력과 드레이프를 더해 순수 리넨보다 구김이 적다. 면보다 시원하게 느껴지고, 리넨보다 바지의 선이 단정하게 떨어진다. 여행이나 장시간 외출처럼 여러 시간 동안 옷의 형태가 유지되어야 할 때도 유용하다. 여름의 끝자락부터 초가을까지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울·리넨 혼방 소재가 자주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여름 소재 특유의 가벼움은 지니되 지나치게 가벼워 보이지 않고, 적당한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몸에 달라붙지 않고 통기성이 좋아 계절이 조금 바뀐 뒤까지 입을 수 있다.
무릎 길이 쇼츠는 긴 바지의 답답함과 짧은 반바지의 부담 사이에서 가장 현실적인 균형을 이룬 옷이다. 지나치게 짧지 않은 길이, 허벅지를 조이지 않는 여유, 허리부터 바짓단까지 곧게 떨어지는 실루엣만 기억하면 된다. 계절의 끝이 가까워져도 더위가 이어지는 동안은 물론 선선한 초가을이 시작될 때까지 충분히 입을 수 있다.
오디세우스는 20년 만에 이타카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가 밟은 땅은 떠날 때의 그곳이 아니었다. 궁에는 구혼자들이 들어앉아 남의 재산으로 잔치를 벌였고, 주인인 양 행세를 했다. 호메로스가 스무 권이 넘는 분량을 들여 묻는 것은 단순한 귀향의 여정이 아니다. 돌아갈 곳이 이미 사라졌을 때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가장 위험한 장면은 폭풍도, 괴물도 아니었다. 세이렌이었다.
세이렌을 관능적 유혹으로 기억한다면 원전을 잘못 읽은 것이다. 노래의 가사는 이렇다. “우리는 그대가 트로이에서 이룬 모든 일을 알고 있노라.” 미래가 아니라 과거를 노래한다. 그 섬에 뱃사람의 뼈가 쌓인 이유는 미지의 쾌락이 아니라 지나간 승리의 기억이었다. 사람을 난파시키는 가장 달콤한 소리는 언제나 한때 옳았던 자기 자신이다.
지금 우리 안에서 울리는 노래도 그렇다. 합당, 연대, 의리. 세 단어의 시제는 전부 과거형이다. 그런데 그 과거의 노래는 지금 누가 부르고 있는가.
정치를 논평하는 자리가 정치보다 강해진 지 오래다. 몇개의 마이크가 여론의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이 정치인의 명운을 가른다. 문제는 그 권력에 책임이 붙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치인은 선거로, 공직자는 감사로 심판받지만 평론은 심판받지 않는다. 틀린 예측을 열 번 해도, 어제와 정반대의 말을 오늘 해도, 다음주에 또 같은 자리에 앉아 있다.
나는 이들을 촉법 평론가라 부른다. 판을 흔들 힘은 어른의 것인데 책임을 물으려 하면 아무것도 적용되지 않는다. 그 옆에는 용역 평론가가 있다. 분석이 아니라 편을 파는 사람들이다. 결론이 분석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이들이 하는 일은 해석이 아니라 하청이다.
그래서 정치에도 VAR(비디오 판독)이 필요하다. 경기의 오심은 화면을 되돌려 바로잡지만 평론의 오심에는 되돌릴 화면조차 없다. 3년 전 발언을 스스로 확인하게 만드는 장치, 소수가 채널을 독점한 구조를 여는 비평의 민주화가 필요하다. ‘출연 총량제’가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은퇴를 선언하고도 가장 큰 마이크 앞에 앉아 있다면, 그것은 책임만 골라 내려놓은 발언권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이 노래에 붙은 제목이다. ‘노무현 정신’. 지난 3일 야당의 한 중진은 검찰개혁 방향을 겨냥해 이것이 노무현 정신이냐고 물었다. 안에서 정의하지 못한 개념은 반드시 밖에서 무기가 되어 돌아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결정적 장면은 하나같이 자기 진영이 반대한 선택이었다. 이길 수 있는 종로를 버리고 부산에서 거듭 낙선한 것, 지지자들이 반발한 대연정을 제안한 것, 진보 진영 전체가 등을 돌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인 것. 평가는 갈려도 방향은 갈리지 않는다. 그는 진영의 대표자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대통령이었다.
탈권위와 보통시민의 정치를 말한 이름이, 지금은 소수가 서로의 확신을 확인하는 명분으로 쓰인다. 그 이름을 가장 크게 부르는 쪽이 실은 그에게서 가장 멀리 떠나 있다. 계승이 ‘우리끼리 다시 뭉치자’로 번역되는 순간, 그것은 계승이 아니라 도용이다.
그사이 국정의 시계는 따로 흐른다. 국정 지지율은 43.3%, 부정 평가는 53.0%다. 세제개편안은 발표 나흘 만에 재검토 지시가 내려졌고, 서울 주택 착공은 연간 목표의 5분의 1에 그쳤다. 이 숫자 앞에서 할 말은 야당이 부당하다는 항변이 아니라, 야당이 옳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못해서 나온 숫자라는 인정이다. 나라가 퇴행하든 사회가 망가지든 이를 개의치 않는 정치가 가장 나쁜 정치다.
다시 오디세우스로 돌아간다. 목마를 설계해 전쟁을 끝낸 그는 서사시 속에서 그 승리를 자랑하지 않는다. 자신의 계략이 진보가 아니라 탐욕에서 비롯됐음을 되새기며 괴로워한다. 이긴 자가 자신을 의심하는 것, 그것이 성숙이다.
서사시의 마지막도 복수가 아니다. 구혼자들을 몰살한 뒤 유족들이 창을 들고 몰려오자 신들이 개입해 지난 일을 잊으라고 명한다. 20년의 유랑과 하루의 학살 끝에 시인이 남긴 결론은 하나다. 되갚음으로는 아무것도 세울 수 없다. ‘기억’에 의존하는 정치가 이제는 ‘기대’의 정치로 변해야 할 때이다.
여당에 필요한 것은 진영의 복원이 아니라 성과의 축적이다. 이겼던 과거의 방식이 아니라 무엇을 해냈는지로 기억되어야 한다. 오디세우스가 돌아간 곳은 20년 전의 이타카가 아니었다. 지금 우리가 돌아가려는 곳도 마찬가지다. 그곳은 이미 없다.
당장 대통령이 정치권력으로 ‘기업의 팔을 비튼다’는 비판이 나왔다. 모양새를 보면 일견 타당한 지적 같지만 나는 그래도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큰 틀에서 지지하기로 했다. 국가 경쟁력 지속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이 거대한 프로젝트의 방향에 동의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많은 이해관계가 부딪치는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려면 정권의 권력 행사는 불가피한 면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걱정은 남아 있다. 방향이 아니라 ‘속도’ 때문이다. 5년마다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한계가 있어 그렇겠지만 정부와 여당은 유독 이 사안에서 속도를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에서 메가프로젝트 민관 합동 제2차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아예 “속도전을 넘어서 전격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속도전 내지는 전격전 속에서 노동과 환경이라는 가치는 속절없이 뒷전으로 밀리는 중이다.
메가프로젝트 ‘방향’은 맞지만노동·환경 가치 뒷전으로 밀린정부의 ‘속도전’은 우려스러워규제 완화가 ‘선례’ 되면 안 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노동 분야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6월 국회에 보고한 특별법 잠정안에는 파견 대상 업무 확대, 기간제 사용 기간을 2년에서 최대 4년으로 늘리는 방안, 소득 상위 3%에 해당하는 관리자·연구개발자에게 주 52시간 상한과 각종 수당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 기간을 1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방안 등이 담겼다. 산술적으로 16주 연속 주 80시간 노동도 가능해지는 설계다. 이는 노동부 스스로 정한 과로사 인정 기준을 훌쩍 뛰어넘는다.
그러나 이를 추진할 근거는 빈약해 보인다. 정작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반도체 기업은 그간 특별연장근로 제도를 거의 활용하지 않았다. 기존 제도 안에서도 기업은 충분히 성과를 내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노사 협상력이 약한 중소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는 장시간 노동이 고스란히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 기간제 사용 기간 연장 역시 마찬가지다.
환경 쪽 우려도 가볍지 않다. 이 대통령은 앞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점검회의에서 “같은 지역인데 환경영향평가를 또 할 필요가 있느냐”며 절차 단축을 직접 주문했다. 지난 10일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각종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등을 단축하겠다”고 다시 밝혔다.
계절별 변화를 반영해야 하는 환경영향평가의 취지를 생각하면, 이는 평가 자체를 요식행위로 만들 위험이 있다. 산업단지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특례법이 메가특구에 그대로 적용되면 여러 후보지를 비교 검토하는 본래의 평가 과정 없이 이미 정해진 부지와 사업 규모에 맞춰 형식적인 절차만 남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걱정스러운 지점은 이런 것들이 쌓여 ‘선례’가 되는 것이다. 지난달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은 메가특구에서 노동시간 규제를 풀어주면 판교나 용인의 다른 기업들도 형평성을 내세워 같은 특례를 요구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실제로 이미 통과된 반도체특별법도 메가특구 수준에 맞춰 다시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경영계 일각에서 나온다.
균형발전과 첨단산업 육성은 한국이 지속하는 데 필요한 핵심과제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렇지만 정부가 스스로 표방해온 노동존중과 환경적 지속 가능성이라는 원칙을 저버린다면 그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노동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메가프로젝트 앞에서만은 당분간 ‘모든 정부는 원팀’이라는 생각을 버리기 바란다. 노동부와 기후부는 장기적인 성공을 염두에 두고 ‘레드팀’을 자임하고 노동과 환경이란 가치를 지켜내야 한다. 그래야 최근 어떤 기관장처럼 뒤늦게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고 후회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슈트 팬츠 자른 형상…반듯한 허리선에 핀턱·주름 특징바짓단은 다리 비교적 가는 부분 지나게 하는 게 중요상의는 티셔츠로 충분…색 통일하면 정돈된 느낌
말복 무렵이면 계절로는 여름의 끝자락에 다다른 셈이지만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는 더위는 멋을 부리는 일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기도 한다. 무엇을 입어도 덥고, 옷을 여러 겹 갖춰 입는 일은 더욱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아무렇게나 입고 나갈 수도 없다. 출근해야 하고, 사람을 만나야 하며, 때로는 제법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도 가야 한다. 옷차림은 가볍게 덜어내되 스타일은 남겨야 하는 계절이다.
여름이 되면 가장 먼저 짧아지는 것은 바지의 길이다.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짧은 길이부터 무릎 위에서 끝나는 길이, 무릎을 덮거나 종아리 중간까지 내려오는 길이까지, 지금은 어느 한 가지 길이만 유행한다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선택지가 다양하다. 같은 쇼츠(반바지)라도 길이와 품, 소재에 따라 휴양지 차림이 되기도 하고 출근할 때 입을 수 있는 단정한 옷이 되기도 한다.
그중 평소 정갈하고 성숙한 옷차림을 좋아한다면 테일러드 쇼츠가 적당하다. 테일러드 쇼츠는 말 그대로 슈트 팬츠의 길이를 무릎 부근에서 잘라낸 것 같은 바지다. 허리선이 반듯하고 지퍼와 후크 여밈을 사용하며, 앞면에는 핀턱이나 주름이 들어간다. 뒤쪽에는 입술주머니가 달리기도 한다. 이런 디테일 덕분에 다리가 드러나는데도 가벼운 휴양지 옷처럼 보이지 않는다.
테일러드 쇼츠는 스커트의 대안이자 한여름 슈트 팬츠의 답답함을 덜어주는 옷이기도 하다. 스커트보다 움직임이 편하고 긴 말팬츠보다 시원하면서도, 셔츠와 재킷, 로퍼 같은 기존의 출근 복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옷장을 새로 구성할 필요 없이 평소 슈트 팬츠 자리에 쇼츠만 바꾸어 넣어도 계절에 맞는 옷차림이 완성된다. 티셔츠를 입으면 간결한 출근복이 되고, 넉넉한 셔츠나 재킷을 더하면 조금 더 갖춰 입은 모습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품이다. 테일러드 쇼츠라고 해서 몸에 꼭 맞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엉덩이와 허벅지에 약간의 여유가 있고, 바짓단까지 직선에 가깝게 떨어지는 핏이 세련돼 보인다. 앞주름이 잡힌 디자인은 앉거나 걸을 때 필요한 여유를 만들어주고 바지 앞면이 몸에 달라붙는 것도 막아준다. 길이는 무릎뼈 위에서 끝나는 것부터 무릎을 완전히 덮는 것까지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유행하는 길이를 그대로 고르는 것이 아니라, 바짓단이 다리의 비교적 가는 지점에 놓이는지 살펴보는 일이다. 쇼츠가 어중간해 보이는 이유는 길이 자체보다 바짓단이 다리의 가장 굵은 부분을 가로지르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거울 앞에 섰을 때 바짓단의 위치를 몇㎝만 조절해도 전체적인 비례가 달라진다.
상의는 복잡할 필요가 없다. 목둘레가 쉽게 늘어나지 않는 질 좋은 티셔츠를 넣어 입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티셔츠와 쇼츠의 색을 같거나 비슷하게 맞추면 한 벌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져 몸의 선도 길어 보인다. 검정 테일러드 쇼츠에 검정 티셔츠를 입고 벨트와 가방, 신발까지 검정으로 통일하면 가짓수는 적어도 전체적 인상은 또렷해진다. 느슨한 실루엣을 올블랙이나 네이비, 짙은 갈색처럼 제한된 색 안에서 정리하면 편안한 옷도 흐트러져 보이지 않는다.
쇼츠의 분위기를 결정할 때 디자인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소재다. 리넨은 여름 대표 소재다. 공기가 잘 통하고 수분을 흡수한 뒤 비교적 빨리 마르며, 피부에 달라붙지 않아 더운 날 입기 좋다. 손끝에 느껴지는 보송하고 서늘한 감촉도 장점이다. 다만 리넨은 쉽게 구겨진다. 그 구김을 리넨 특유의 자연스러운 멋으로 받아들인다면 괜찮지만 온종일 반듯한 인상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구김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다면 아주 얇고 흐물거리는 리넨보다 어느 정도 두께와 밀도가 있는 원단을 고르는 편이 낫다. 면이나 울을 섞은 혼방 소재도 형태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면은 리넨보다 대중적이고 관리하기 편하다. 특히 가볍고 촘촘한 면 포플린은 표면이 매끈하고 형태가 단정하게 잡혀 셔츠나 재킷과 잘 어울린다. 리넨처럼 거친 질감과 잦은 구김이 부담스럽고, 울 소재를 선택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럽다면 면 쇼츠가 가장 무난한 선택이다. 다만 지나치게 두껍고 단단한 면은 한여름에 답답할 수 있으므로 손에 들었을 때 가볍고 유연한 것을 고르는 편이 좋다.
조금 더 포멀한 테일러드 쇼츠에는 여름용 울이 잘 어울린다. 울이라고 하면 두껍고 따뜻한 겨울옷을 먼저 떠올리기 쉽겠지만 옷감의 계절감은 섬유 자체보다 실의 굵기와 직조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그중 트로피컬 울은 더운 날씨를 위한 대표적인 슈트 소재다. 일반적으로 가늘고 긴 섬유를 빗어 만든 소모사를 사용하며 실을 단단히 꼬아 표면을 매끈하고 탄탄하게 만든다. 피부에 달라붙지 않고 몸에서 약간 떨어지며, 표면이 보송하고 리넨처럼 크게 구겨지지 않는다. 트로피컬 울 쇼츠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옷의 형태를 유지해야 하는 사람에게 적당하다. 오래 앉아 있어도 면이나 리넨보다 무릎이 덜 나오고, 일어나서 손으로 가볍게 정리하면 주름도 비교적 쉽게 펴진다.
울과 리넨을 섞은 소재는 두 섬유의 중간 지점에 있다. 리넨의 서늘하고 자연스러운 표면은 살리면서 울의 탄력과 드레이프를 더해 순수 리넨보다 구김이 적다. 면보다 시원하게 느껴지고, 리넨보다 바지의 선이 단정하게 떨어진다. 여행이나 장시간 외출처럼 여러 시간 동안 옷의 형태가 유지되어야 할 때도 유용하다. 여름의 끝자락부터 초가을까지 하이엔드 브랜드에서 울·리넨 혼방 소재가 자주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다. 여름 소재 특유의 가벼움은 지니되 지나치게 가벼워 보이지 않고, 적당한 무게감이 있으면서도 몸에 달라붙지 않고 통기성이 좋아 계절이 조금 바뀐 뒤까지 입을 수 있다.
무릎 길이 쇼츠는 긴 바지의 답답함과 짧은 반바지의 부담 사이에서 가장 현실적인 균형을 이룬 옷이다. 지나치게 짧지 않은 길이, 허벅지를 조이지 않는 여유, 허리부터 바짓단까지 곧게 떨어지는 실루엣만 기억하면 된다. 계절의 끝이 가까워져도 더위가 이어지는 동안은 물론 선선한 초가을이 시작될 때까지 충분히 입을 수 있다.
오디세우스는 20년 만에 이타카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가 밟은 땅은 떠날 때의 그곳이 아니었다. 궁에는 구혼자들이 들어앉아 남의 재산으로 잔치를 벌였고, 주인인 양 행세를 했다. 호메로스가 스무 권이 넘는 분량을 들여 묻는 것은 단순한 귀향의 여정이 아니다. 돌아갈 곳이 이미 사라졌을 때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리고 가장 위험한 장면은 폭풍도, 괴물도 아니었다. 세이렌이었다.
세이렌을 관능적 유혹으로 기억한다면 원전을 잘못 읽은 것이다. 노래의 가사는 이렇다. “우리는 그대가 트로이에서 이룬 모든 일을 알고 있노라.” 미래가 아니라 과거를 노래한다. 그 섬에 뱃사람의 뼈가 쌓인 이유는 미지의 쾌락이 아니라 지나간 승리의 기억이었다. 사람을 난파시키는 가장 달콤한 소리는 언제나 한때 옳았던 자기 자신이다.
지금 우리 안에서 울리는 노래도 그렇다. 합당, 연대, 의리. 세 단어의 시제는 전부 과거형이다. 그런데 그 과거의 노래는 지금 누가 부르고 있는가.
정치를 논평하는 자리가 정치보다 강해진 지 오래다. 몇개의 마이크가 여론의 방향을 정하고, 그 방향이 정치인의 명운을 가른다. 문제는 그 권력에 책임이 붙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치인은 선거로, 공직자는 감사로 심판받지만 평론은 심판받지 않는다. 틀린 예측을 열 번 해도, 어제와 정반대의 말을 오늘 해도, 다음주에 또 같은 자리에 앉아 있다.
나는 이들을 촉법 평론가라 부른다. 판을 흔들 힘은 어른의 것인데 책임을 물으려 하면 아무것도 적용되지 않는다. 그 옆에는 용역 평론가가 있다. 분석이 아니라 편을 파는 사람들이다. 결론이 분석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이들이 하는 일은 해석이 아니라 하청이다.
그래서 정치에도 VAR(비디오 판독)이 필요하다. 경기의 오심은 화면을 되돌려 바로잡지만 평론의 오심에는 되돌릴 화면조차 없다. 3년 전 발언을 스스로 확인하게 만드는 장치, 소수가 채널을 독점한 구조를 여는 비평의 민주화가 필요하다. ‘출연 총량제’가 농담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은퇴를 선언하고도 가장 큰 마이크 앞에 앉아 있다면, 그것은 책임만 골라 내려놓은 발언권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이 노래에 붙은 제목이다. ‘노무현 정신’. 지난 3일 야당의 한 중진은 검찰개혁 방향을 겨냥해 이것이 노무현 정신이냐고 물었다. 안에서 정의하지 못한 개념은 반드시 밖에서 무기가 되어 돌아온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결정적 장면은 하나같이 자기 진영이 반대한 선택이었다. 이길 수 있는 종로를 버리고 부산에서 거듭 낙선한 것, 지지자들이 반발한 대연정을 제안한 것, 진보 진영 전체가 등을 돌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밀어붙인 것. 평가는 갈려도 방향은 갈리지 않는다. 그는 진영의 대표자가 아니라 국민 전체의 대통령이었다.
탈권위와 보통시민의 정치를 말한 이름이, 지금은 소수가 서로의 확신을 확인하는 명분으로 쓰인다. 그 이름을 가장 크게 부르는 쪽이 실은 그에게서 가장 멀리 떠나 있다. 계승이 ‘우리끼리 다시 뭉치자’로 번역되는 순간, 그것은 계승이 아니라 도용이다.
그사이 국정의 시계는 따로 흐른다. 국정 지지율은 43.3%, 부정 평가는 53.0%다. 세제개편안은 발표 나흘 만에 재검토 지시가 내려졌고, 서울 주택 착공은 연간 목표의 5분의 1에 그쳤다. 이 숫자 앞에서 할 말은 야당이 부당하다는 항변이 아니라, 야당이 옳아서가 아니라, 우리가 못해서 나온 숫자라는 인정이다. 나라가 퇴행하든 사회가 망가지든 이를 개의치 않는 정치가 가장 나쁜 정치다.
다시 오디세우스로 돌아간다. 목마를 설계해 전쟁을 끝낸 그는 서사시 속에서 그 승리를 자랑하지 않는다. 자신의 계략이 진보가 아니라 탐욕에서 비롯됐음을 되새기며 괴로워한다. 이긴 자가 자신을 의심하는 것, 그것이 성숙이다.
서사시의 마지막도 복수가 아니다. 구혼자들을 몰살한 뒤 유족들이 창을 들고 몰려오자 신들이 개입해 지난 일을 잊으라고 명한다. 20년의 유랑과 하루의 학살 끝에 시인이 남긴 결론은 하나다. 되갚음으로는 아무것도 세울 수 없다. ‘기억’에 의존하는 정치가 이제는 ‘기대’의 정치로 변해야 할 때이다.
여당에 필요한 것은 진영의 복원이 아니라 성과의 축적이다. 이겼던 과거의 방식이 아니라 무엇을 해냈는지로 기억되어야 한다. 오디세우스가 돌아간 곳은 20년 전의 이타카가 아니었다. 지금 우리가 돌아가려는 곳도 마찬가지다. 그곳은 이미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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