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판 연좌제’ 하영 두둔한 일본 매체…“나치 조상 자랑하면 용서하겠나” 누리꾼 반박 [이윤정 기자의 소소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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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또또링3 댓글 0건 조회 34회 작성일 26-08-18 11:46본문
“왜 한국은 친일파의 자손을 용서하지 않는가.”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 행적 논란을 일본의 한 경제·시사 매체가 정면으로 다뤘다. 그런데 초점은 안상호의 친일 행적 자체보다, 그 후손인 하영에게 쏟아진 비판에 맞춰졌다. 일본 매체는 한국 사회의 ‘친일파 후손’ 논쟁을 소개하면서 이를 ‘현대판 연좌제’라고 했다.
일본 비즈니스·시사 매체 JB프레스는 지난 12일 ‘왜 한국은 친일파의 자손을 용서하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하영 논란을 상세히 다뤘다. 기사 제목에는 아예 ‘현대의 연좌제(現代の連座制)’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조상의 행적을 이유로 후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오늘날의 법과 상식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쓴 것이다.
JB프레스는 2008년 3월 설립된 일본의 온라인 경제·비즈니스 전문 매체로, 일본비즈니스프레스가 운영한다. 닛케이비즈니스와 지지통신 등 일본 주요 매체 출신 기자·편집자들이 창간에 참여했으며, 경제·경영을 중심으로 정치·국제·안보·과학기술 등까지 폭넓게 다룬다. 특히 단순한 속보보다는 전문가 칼럼과 해설, 해외 정세 분석에 강점을 둔 매체로, 운영사 측은 현재 JB프레스와 자매 매체를 합쳐 월 5000만 페이지뷰 규모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의 전국 종합지 같은 전통 언론사는 아니지만, 상당한 독자층을 가진 영향력 있는 경제·시사 웹매체로 볼 수 있다.
JB프레스는 이날 기사에서 “한국 연예계에 오래전부터 따라다니는 ‘주홍글씨’가 있다”며 그중 하나로 ‘친일파의 자손’이라는 낙인을 꼽았다. 하영 본인이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것도, 증조부 안상호를 직접 만난 것도 아닌데 증조부의 과거가 그의 현재 활동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JB프레스는 한국 일부 누리꾼들이 “후안무치도 유전되는가”, “이 정도면 배우를 그만둬야 한다”는 식으로 하영을 비판했고, 본인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조상의 행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용히 살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나왔다고 전했다. 친일 행위로 축적된 부와 사회적 지위가 후손에게까지 이어지는 것에 불공평함을 느낀다는 반응도 소개했다.
기사에서는 하영 한 사람의 사례만 들지 않았다. 배우 강동원과 이지아 등 과거 친일 논란이 불거졌던 연예인 사례를 함께 언급했고, 일본인 연예인인 NiziU(니쥬)의 리마 사례까지 끌어왔다. 일본 기업인의 전쟁 당시 행적을 이유로 후손인 리마에게 비판이 쏟아졌던 일을 소개하면서, 조상의 과거가 후손의 현재 활동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동하는 현상이 한국을 넘어 일본인에게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가 하영의 증조부에 대한 모든 의혹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안상호의 이름이 일제강점기 당시 친일 성격의 단체로 평가되는 대정실업친목회(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있었다는 사실 등도 기사에 담았다. 그러면서도 설령 조상의 친일 행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필요하더라도 그것을 증손녀의 책임으로 연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논리를 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하영 논란을 ‘연좌제‘에 비유했다. 연좌제는 본인의 범죄가 아닌 가족이나 친족의 행위를 이유로 처벌이나 불이익을 주는 제도다. 하영 논란을 단순한 연예인 스캔들이 아니라 “역사가 현재의 개인을 심판하는 도구로 변질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로 확대한 것이다.
하지만 일본 매체가 간과한 사실이 있다. 한국에서 친일파 후손 문제가 반복해서 불거지는 데에는 해방 이후 친일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 일제강점기 친일 협력으로 축적한 재산과 사회적 지위가 해방 이후에도 상당 부분 이어졌고, 반대로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은 국가로부터 충분한 보상과 지원을 받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식민지 시기에 형성된 경제적·사회적 격차가 해방으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일부는 다음 세대로 이어졌다. ‘친일한 사람은 대대로 잘살고 독립운동을 한 사람은 대대로 고생한다’는 말이 나온 것도 이런 역사적 불평등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한국 누리꾼들은 하영 논란을 ‘연좌제’라고 말하는 해외 매체와 누리꾼들에 “유럽에서 나치 후손인 한 공인이 나치 협력자의 유산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미화했다고 해도 용서할 수 있는가”, “어떤 미국인이 자신들의 가문을 자랑했는데 알고보니 그 선조가 흑인 노예무역상을 하면서 원주민을 학살한 것과 비슷한 것”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논란의 핵심을 ‘후손에게 죄를 묻는 것’이 아니라 ‘후손이 조상의 역사와 그 유산을 어떻게 대하는가’의 문제로 바라본 것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일본 언론의 비판에 반박했다. 그는 일본 언론이 한국의 친일파 후손 문제를 비판하기 전에 일본이 과거사를 얼마나 제대로 다뤄왔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강제동원에 관한 역사를 왜곡하여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시킨 나라가 어디인가”라면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진심어린 사죄와 배상은 제대로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독도를 아직까지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 주장을 펼치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라며 “일본 언론은 스스로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고 행동한 후 다른 나라를 비판하라”고 일갈했다.
2차선 도로를 따라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앞차에서 떨어진 걸로 보이는 빈 상자가 도로에 놓여 있다. 한 번은 왼쪽 차선에, 다른 한 번은 오른쪽 차선에 말이다. 어느 차선에서 빈 상자가 또 발견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사람들은 방금 상자를 피해 이동한 차선에서 계속 운전하는 경향이 있다. 마치 다음 상자도 같은 차선에서 등장할 것처럼 말이다.
이런 뇌의 특성을 ‘연쇄 의존성’이라고 부른다. 연쇄 의존성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 흔히 발견된다. 피겨 스케이팅 경기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의 다음 순서로 나선 선수는 실력보다 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좋은 사과를 고르다가 못생긴 떨이 상품을 보게 되면 실제보다는 괜찮은 물건으로 평가해서 선뜻 사게 된다. 자연이 연속적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우리 뇌가 예측에 기초한 대응을 하기 위해 이런 성질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하고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행동에서 연쇄 의존성을 만들려면 과거의 경험이 형성한 신경 세포들의 활성 패턴이 경험이 끝난 다음에도 지속돼 다음 결정까지 이어져야 한다. 뇌 전반에서 신경 신호 측정을 수행한 최근 여러 연구는 연쇄 의존성의 기반이 되는 지속적 활성을 몇몇 주요 뇌 구역에서 발견한 바 있다. 하지만 어떤 구역의 지속적 활성이 연쇄 의존성을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또 지속적 활성이 어떻게 행동으로 이어지는지는 난제로 남아 있었다.
중국과학원의 유 무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최근 작고 투명한 물고기인 ‘제브라피시’를 통한 분석에서 연쇄 의존성을 형성하는 뇌 원리에 답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제브라피시가 헤엄치는 중에 왼쪽 또는 오른쪽에 장애물을 배치했다. 그러면서 최신 현미경을 활용해 투명한 제브라피시의 머릿속 뇌 전체를 촬영해 수만개 이상 신경 세포의 활성을 동시에 측정했다.
먼저 제브라피시의 뇌에서 연쇄 의존성의 단서를 찾기 위해 장애물을 피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신경 활성이 유지되는 구역을 찾았다. 분석 결과 지목된 곳은 ‘시상’ 영역이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도 있었다. 시상 영역은 왼쪽 장애물이 나온 이후와 오른쪽 장애물이 나온 이후의 신경 활성 패턴이 정반대라는 점이었다. 즉 장애물의 방향을 구별하는 활성을 보이며, 이런 활성은 지속됐다.
시상과 같이 왼쪽 또는 오른쪽에 대한 반응을 지속하는 시스템을 ‘두 점 끌개’라고 한다. 두 개의 안정된 지점으로 시스템 변화 양상이 이끌려 간다는 뜻이다. 양쪽에 오목한 홈이 파인 그릇에 공을 놓고 그릇을 이리저리 흔들면 공은 결국 양쪽의 홈 중 하나로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연구진은 두 점 끌개의 원리를 바탕으로 신경 세포망을 가상으로 구축했다. 그랬더니 마치 시상과 같은 활성 패턴을 보이며 연쇄 의존성을 만들어냈다. 시상이라는 뇌 구역의 신경 세포들이 두 점 끌개를 구현할 수 있는 신경망 연결을 갖추고 있음을 제시하는 결과였다.
방금 틀린 문제를 똑같이 또 틀리면 우리는 크게 실망하고 자책한다. 하지만 오늘 소개한 연구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힌트를 준다.
뇌는 자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이전 경험의 잔상을 계속 유지하는 연쇄 의존성을 만들도록 진화했다. 따라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실패한 직후 “아, 또 틀렸네” 하며 잘못 판단한 지점과 자책을 되새길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올바른 풀이법을 되뇌며 성공의 이미지를 뇌에 새롭게 주입해야 한다. 뇌 속 기억의 끌개가 새로운 방향으로 스위치 전환을 일으킬 수 있도록 말이다.
일본 비즈니스·시사 매체 JB프레스는 지난 12일 ‘왜 한국은 친일파의 자손을 용서하지 않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하영 논란을 상세히 다뤘다. 기사 제목에는 아예 ‘현대의 연좌제(現代の連座制)’라는 표현이 들어갔다. 조상의 행적을 이유로 후손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오늘날의 법과 상식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쓴 것이다.
JB프레스는 2008년 3월 설립된 일본의 온라인 경제·비즈니스 전문 매체로, 일본비즈니스프레스가 운영한다. 닛케이비즈니스와 지지통신 등 일본 주요 매체 출신 기자·편집자들이 창간에 참여했으며, 경제·경영을 중심으로 정치·국제·안보·과학기술 등까지 폭넓게 다룬다. 특히 단순한 속보보다는 전문가 칼럼과 해설, 해외 정세 분석에 강점을 둔 매체로, 운영사 측은 현재 JB프레스와 자매 매체를 합쳐 월 5000만 페이지뷰 규모라고 밝히고 있다. 일본의 전국 종합지 같은 전통 언론사는 아니지만, 상당한 독자층을 가진 영향력 있는 경제·시사 웹매체로 볼 수 있다.
JB프레스는 이날 기사에서 “한국 연예계에 오래전부터 따라다니는 ‘주홍글씨’가 있다”며 그중 하나로 ‘친일파의 자손’이라는 낙인을 꼽았다. 하영 본인이 일제강점기를 경험한 것도, 증조부 안상호를 직접 만난 것도 아닌데 증조부의 과거가 그의 현재 활동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JB프레스는 한국 일부 누리꾼들이 “후안무치도 유전되는가”, “이 정도면 배우를 그만둬야 한다”는 식으로 하영을 비판했고, 본인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조상의 행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용히 살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나왔다고 전했다. 친일 행위로 축적된 부와 사회적 지위가 후손에게까지 이어지는 것에 불공평함을 느낀다는 반응도 소개했다.
기사에서는 하영 한 사람의 사례만 들지 않았다. 배우 강동원과 이지아 등 과거 친일 논란이 불거졌던 연예인 사례를 함께 언급했고, 일본인 연예인인 NiziU(니쥬)의 리마 사례까지 끌어왔다. 일본 기업인의 전쟁 당시 행적을 이유로 후손인 리마에게 비판이 쏟아졌던 일을 소개하면서, 조상의 과거가 후손의 현재 활동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작동하는 현상이 한국을 넘어 일본인에게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가 하영의 증조부에 대한 모든 의혹을 부정한 것은 아니다. 안상호의 이름이 일제강점기 당시 친일 성격의 단체로 평가되는 대정실업친목회(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있었다는 사실 등도 기사에 담았다. 그러면서도 설령 조상의 친일 행적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필요하더라도 그것을 증손녀의 책임으로 연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논리를 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하영 논란을 ‘연좌제‘에 비유했다. 연좌제는 본인의 범죄가 아닌 가족이나 친족의 행위를 이유로 처벌이나 불이익을 주는 제도다. 하영 논란을 단순한 연예인 스캔들이 아니라 “역사가 현재의 개인을 심판하는 도구로 변질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로 확대한 것이다.
하지만 일본 매체가 간과한 사실이 있다. 한국에서 친일파 후손 문제가 반복해서 불거지는 데에는 해방 이후 친일 청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역사적 배경이 있다. 일제강점기 친일 협력으로 축적한 재산과 사회적 지위가 해방 이후에도 상당 부분 이어졌고, 반대로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은 국가로부터 충분한 보상과 지원을 받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식민지 시기에 형성된 경제적·사회적 격차가 해방으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일부는 다음 세대로 이어졌다. ‘친일한 사람은 대대로 잘살고 독립운동을 한 사람은 대대로 고생한다’는 말이 나온 것도 이런 역사적 불평등과 무관하지 않다.
현재 한국 누리꾼들은 하영 논란을 ‘연좌제’라고 말하는 해외 매체와 누리꾼들에 “유럽에서 나치 후손인 한 공인이 나치 협력자의 유산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미화했다고 해도 용서할 수 있는가”, “어떤 미국인이 자신들의 가문을 자랑했는데 알고보니 그 선조가 흑인 노예무역상을 하면서 원주민을 학살한 것과 비슷한 것” 등의 댓글을 달고 있다. 논란의 핵심을 ‘후손에게 죄를 묻는 것’이 아니라 ‘후손이 조상의 역사와 그 유산을 어떻게 대하는가’의 문제로 바라본 것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일본 언론의 비판에 반박했다. 그는 일본 언론이 한국의 친일파 후손 문제를 비판하기 전에 일본이 과거사를 얼마나 제대로 다뤄왔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강제동원에 관한 역사를 왜곡하여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시킨 나라가 어디인가”라면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진심어린 사죄와 배상은 제대로 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독도를 아직까지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 주장을 펼치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라며 “일본 언론은 스스로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갖고 행동한 후 다른 나라를 비판하라”고 일갈했다.
2차선 도로를 따라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앞차에서 떨어진 걸로 보이는 빈 상자가 도로에 놓여 있다. 한 번은 왼쪽 차선에, 다른 한 번은 오른쪽 차선에 말이다. 어느 차선에서 빈 상자가 또 발견될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사람들은 방금 상자를 피해 이동한 차선에서 계속 운전하는 경향이 있다. 마치 다음 상자도 같은 차선에서 등장할 것처럼 말이다.
이런 뇌의 특성을 ‘연쇄 의존성’이라고 부른다. 연쇄 의존성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 흔히 발견된다. 피겨 스케이팅 경기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선수의 다음 순서로 나선 선수는 실력보다 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좋은 사과를 고르다가 못생긴 떨이 상품을 보게 되면 실제보다는 괜찮은 물건으로 평가해서 선뜻 사게 된다. 자연이 연속적으로 변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우리 뇌가 예측에 기초한 대응을 하기 위해 이런 성질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하고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행동에서 연쇄 의존성을 만들려면 과거의 경험이 형성한 신경 세포들의 활성 패턴이 경험이 끝난 다음에도 지속돼 다음 결정까지 이어져야 한다. 뇌 전반에서 신경 신호 측정을 수행한 최근 여러 연구는 연쇄 의존성의 기반이 되는 지속적 활성을 몇몇 주요 뇌 구역에서 발견한 바 있다. 하지만 어떤 구역의 지속적 활성이 연쇄 의존성을 만들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또 지속적 활성이 어떻게 행동으로 이어지는지는 난제로 남아 있었다.
중국과학원의 유 무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최근 작고 투명한 물고기인 ‘제브라피시’를 통한 분석에서 연쇄 의존성을 형성하는 뇌 원리에 답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제브라피시가 헤엄치는 중에 왼쪽 또는 오른쪽에 장애물을 배치했다. 그러면서 최신 현미경을 활용해 투명한 제브라피시의 머릿속 뇌 전체를 촬영해 수만개 이상 신경 세포의 활성을 동시에 측정했다.
먼저 제브라피시의 뇌에서 연쇄 의존성의 단서를 찾기 위해 장애물을 피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신경 활성이 유지되는 구역을 찾았다. 분석 결과 지목된 곳은 ‘시상’ 영역이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도 있었다. 시상 영역은 왼쪽 장애물이 나온 이후와 오른쪽 장애물이 나온 이후의 신경 활성 패턴이 정반대라는 점이었다. 즉 장애물의 방향을 구별하는 활성을 보이며, 이런 활성은 지속됐다.
시상과 같이 왼쪽 또는 오른쪽에 대한 반응을 지속하는 시스템을 ‘두 점 끌개’라고 한다. 두 개의 안정된 지점으로 시스템 변화 양상이 이끌려 간다는 뜻이다. 양쪽에 오목한 홈이 파인 그릇에 공을 놓고 그릇을 이리저리 흔들면 공은 결국 양쪽의 홈 중 하나로 떨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연구진은 두 점 끌개의 원리를 바탕으로 신경 세포망을 가상으로 구축했다. 그랬더니 마치 시상과 같은 활성 패턴을 보이며 연쇄 의존성을 만들어냈다. 시상이라는 뇌 구역의 신경 세포들이 두 점 끌개를 구현할 수 있는 신경망 연결을 갖추고 있음을 제시하는 결과였다.
방금 틀린 문제를 똑같이 또 틀리면 우리는 크게 실망하고 자책한다. 하지만 오늘 소개한 연구는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힌트를 준다.
뇌는 자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이전 경험의 잔상을 계속 유지하는 연쇄 의존성을 만들도록 진화했다. 따라서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실패한 직후 “아, 또 틀렸네” 하며 잘못 판단한 지점과 자책을 되새길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올바른 풀이법을 되뇌며 성공의 이미지를 뇌에 새롭게 주입해야 한다. 뇌 속 기억의 끌개가 새로운 방향으로 스위치 전환을 일으킬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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